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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제는 3년이 된 집들이 선물로 받은 아이리버 IR D-800 비누세제 디스펜서가 얼마 전부터 맛이 간 것 같은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원이 들어오긴 하는데 거품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던 것!
후후! 이러면 도저히 참을 수 없지! 디스펜서 너도 분해해버리고 말겠어! 지금부터 아이리버 IR D-800 분해 후기를 시작한다!

고장 증상
잘 쓰던 디스펜서도 역시 수명 앞에서는 별 수 없나보다. 사실 이 녀석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건 한 두달 전부터다. 처음에는 비누세제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증상부터 시작되었다. 한 번에 나오는 양이 한 번 손을 씻기에 충분한 양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찔끔찔끔 나오기 시작했던 것!
아무래도 건전지가 문제인건가 싶어서 건전지를 갈았더니 처음엔 다시 예전처럼 작동이 잘 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손을 대지 않아도 비누가 일정 간격으로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손을 갖다대지 않았는데 비누가 지이익! 지이익! 나온다! 나참!
고민을 해 본 결과 이건 센서의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무래도 이 센서가 뭔가가 앞에 인식 되었을 때만 거품을 내보내야 맞는 건데 원인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인식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는 것!
뭔가 센서에 습기가 차서 그런 것 아닐까 싶어 햇볕에 하루 정도 말렸더니 또 잘된다! 오잉! 대박!
그렇게 잘 지나가나 했는데 또다시 새로운 고장 증상이 발생했다. 지금까지의 어떤 증상보다 심각한 증상이었다.
증상인 즉, 전원이 잘 들어오고 손을 갖다대면 작동을 하는 듯 등이 깜박거리는데 비누거품은 나오지 않는다.
이상한데? 분명 지익! 하는 소리가 나면서 거품이 나와야 하는데도 소리도 안나고 거품도 안나온다. 반면 엘이디등은 평소 동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 깜박거리고 있다.
이건 분명히 모터의 문제다! 분해해서 모터를 수리해야 하는 수 밖에 없겠군! DIY에 진심인 나는 겁도 없이 연장을 챙겨 이 녀석을 분해하기 시작함.
분해 과정
역시 이번에도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먼저 거품 보관통을 분리하고 나면 반쪽만 남는데 모서리 6군데에 나사구멍으로 보이는 곳들이 있다. 고무로 된 패킹을 제거하니 역시나! 이곳이 제품 커버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가 들어가는 구멍이었다.

5개의 나사를 다 풀었는데 마지막 나사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나사가 너무 녹슬어서 나시머리가 일명 빠가난 것! 오우 쒯! 이러면 골치 아픈데……
습기가 많은 욕실에 두어서 그런지 아래쪽 두 개의 스크류 나사가 유난히 녹이 심했다. 다른 쪽은 다행히 드라이버가 잘 걸려서 풀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다른 쪽은 아니었다.
젠장! 유튜브 검색 고고!
‘빠가 난 나사 푸는 법’ 을 키워드로 몇 개의 영상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장비를 갖추어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많았다. 고무줄을 활용하는 방법, 물에 젖은 휴지를 이용하는 방법 비교적 두꺼운 비닐을 이용하는 방법 등!
좋았어! 가장 만만한 휴지를 가지고 해보았다. 열심히 힘을 주어 여러번 시도한 끝에…
오! 된다!

시간이 상당히 걸리긴 했지만 나사를 풀긴 했다.
여기까지 하는데 20분은 걸린 듯.
자 이제 커버를 분리만 하면 되는데…
어? 안 열린다.
왜 안 열리지?
힘을 주어 당겨보기도 하고 드라이버를 넣어 눌러보기도 하는데 커버가 나오질 않는 상황!
이상하다! 아무리 열심히 살펴보고 해봐도 나사를 다 풀면 커버가 분리가 되어야 하는데 빠지질 않는다.
고민고민하다가 커터칼을 활용해보기로 결정했다. 커버가 분리되는 틈새에 커터칼로 끼워 넣어서 유격을 만들어 빼기로 했다.

칼날을 틈새로 마구 쑤셔 넣었더니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고정되었던 것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틈새가 벌어진다. 드디어 커버를 열었다.
여기까지 40분 걸린 듯! ㅠㅠ
녹 제거
내부는 비누세제가 세어 흐른 듯한 흔적이 있고 세제가 흐르면서 하부 쪽 건전지 연결 금속들이 녹이 심각하게 들어 있었다.

WD-40으로 최대한 녹제거를 해주었다. 녹이요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지난 자동차 하부 녹제거 작업에 모두 써버렸다. 녹이요 하나 추가로 주문해야겠다.


그러다가 뚝!하고 전선이 납땜 끝부분이 떨어져 나가버린 상황! 아놔! 오늘 정말 왜 이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이 부시럭 부시럭 서랍을 뒤져 얼마 전 구매한 휴대용 인두기를 추가로 챙김.
분해와 녹제거까지 1시간 걸림.
모터와 펌프 수리
분명 고장의 원인은 모터인데 이 모터를 뜯으려면 연결되어 있는 공급 펌프까지 모두 분해해야 하는 상황이다.




펌프 쪽에서부터 모터로 연결된 나사가 바깥쪽 총 3개, 그리고 안쪽으로 2개를 제거해주니 이제 모터만 남았다.
전원 연결부의 납땜을 대충 마무리하고 건전지를 연결한 다음 손을 갖다대어 보니 역시 엘이디는 작동상태인데 모터는 전혀 돌아가지 않는 상황.
PCB판에 연결된 커넥터를 제거한 뒤 모터를 분해하려는데 이런! 모터 연결부의 전선이 또 끊어졌다! 아오!
또다시 인두기 전원 연결 후 납땜 시작!
납땜을 완료하고 내부를 살펴보니 특별한 이상은 없어보이는데 이상하다. 내부 청소를 좀 하고 윤활제를 도포한 뒤 다시 조립한 뒤 연결하여 작동을 확인해보니 어라? 모토가 윙하고 돌아간다!
좋았어! 이제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하는 일만 남았다!
모터까지 분해하고 원인 해결하는데까지 1시간20분 걸림.
마무리와 조립
모터와 펌프를 연결하고 펌프와 호스를 연결한 뒤 스크류로 내부에 고정했다. 젖은 내부를 최대한 내부를 최대한 닦아주고,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 PCB기판도 분리해서 WD-40과 붓으로 청소를 대충 해준다음 최종적으로 작동여부를 확인하니 역시 잘 작동된다.
아래는 작업 뒤의 잔해들!

완전히 커버를 끼운다음 나사는 조이지 않고 고무 커버만 나사구멍에 끼워주었다. 곧 또다시 열어야 할 수도 있기에.
1시간 40분 걸림. 어쨌든 고장증상을 고치기는 했다.
내부를 모두 분해해서 확인해서 증상을 고쳐 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리버 디스펜서 모터까지 분해하고 조립하는데 필요한 준비물과 소요시간을 정리해본다.
- 준비물 : WD-40 또는 윤활제 또는 구리스, 녹 제거제가 있으면 좋음. 작고 다양한 사이즈의 십자드라이버 세트, 두꺼운 커터칼, 인두기(여유 납이 있으면 좋음, 선 안 끊어먹을 자신 있으면 없어도 됨), 핀셋(공간이 좁아서 없으면 시간이 좀 더 걸림), 니퍼(모터 분해할 때 필요)
- 소요시간 : 약 1시간 30분 (나의 경우 초반에 분해하는데 감을 못잡아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으므로 그 시간은 제외함)
디스펜서야! 당분간 말썽 부리지 말고 말 좀 잘 듣자! 이제는 단종되서 나오지도 않는 녀석이니 오래 버텨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