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언 플린, <몸을 긋는 소녀(Sharp o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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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언 플린의 첫 성공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 <몸을 긋는 소녀>를 읽었다. 길리언 플린의 흥행 원작인 <나를 찾아줘>를 영화로 처음 접해보았는데 허를 찌르는 반전 스토리가 아주 돋보일 정도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소설로서는 처음으로 접한 그녀의 작품이다.

길리언 플린은 <타임>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10년간 평론가로 활동하다가 작가로 변신한 케이스이다.

2006년 데뷔작인 <몸을 긋는 소녀>는 CWA 스틸 대거상과 뉴 블러드 대거상을 동시 수상했다.

직접 읽어보니 글에서 그녀만의 개성이 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몸을 긋는 소녀>는 <나를 찾아줘>와는 느낌이 다른 작품인 듯 하다.

<나를 찾아줘>가 그 반전스토리를 통해 독자와 시청자를 압도한다면 <몸을 긋는 소녀>의 경우 스토리 자체는 반전 매력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사실 스토리 자체를 중시하는 나같은 독자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 (실제로 앞부분은 조금 그랬다.)

그럼에도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몸을 긋는 소녀>만의 매력이 있었다. 일단은 인물과 배경 설정이 매우 독특하다. 소설의 중심이 되는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의 배경의 되는 윈드 갭에 대한외설적이고 노골적인 묘사를 서슴치 않는다. 더불어 은밀한 과거와 독특한 취미를 가진 주인공 카밀에 대해 적나라하면서도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조금은 병적인 마을의 분위기는 주인공인 카밀의 과거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는데 한 미국 납부의 전형적인 마을의 모습을 마치 양파 껍질을 한 장씩 벗겨내듯 묘사하고 있어 이 마을의 본연의 모습에 점차 이르게 되는 부분에서 읽는 재미가 있다.

한편 또 인상적인 ‘길리언 플린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그녀의 소설은 상당히 ‘미국적인’ 소설이라는 점이다.

이는 <몸을 긋는 소녀> 소설 전체에서 드러나는데 미국의 문화가 소설 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부분이 그랬다. 예를 들면 미국 어느 시대의 건축 양식이라던가, 옷차림 등의 묘사에서부터 대화에 이르기까지 미국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면 보다 재미가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기록해 놓는다.

나는 구약성격에 나오는 ‘그녀는 자기가 받아 마땅한 것을 얻었다’라는 악의에 찬 구절을 좋아했다. 여자들은 때로 그런 걸 좋아하는 법이다.

나 역시 남의 말을 들을 처지는 못되는 것이, 시카고에서 휴대폰이 없는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하나가 나였다. 사람들이 나에게 그렇게 쉽게 접근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한 번쯤 읽어볼만한 매력적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