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청소기의 헤드모터를 분해해서 수리 시도를 해보았다. 장장 4시간이 걸렸다.
뭔 4시간이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내가 한 작업은 다이슨 청소기의 모터를 분리해서 교체한 것이 아니라 모터를 청소기 헤드에서 뜯은 뒤 다시 모터와 기어박스를 분해한 작업이다. 그러니까 4시간이 걸린것이다.
세상에! 장장 4시간동안 책상 위에서 구부정하게 앉아 분해작업을 계속 하다니… 분명 작업을 시작할 때는 주변이 환했다. 주말인데도 날씨가 좋았기 때문. 그러나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했을 때 날은 이미 저물어 있었다!
그래도 4시간 들여서 수리했으면 된 것 아니냐고? 맞다! 수리가 되었다면 전혀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4시간을 들인 나의 작업은 실패로 끝났다.
지금부터 다이슨 청소기 헤드 모터 분해 후기 시작한다.
모터를 분해하게 된 이유
솔직히 모터까지 분해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최근에 비누세제 디스펜서를 모터까지 분해해서 고쳐본 경험이 있어서 DIY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듯 한 상황이었고 그런 나머지 이런 비극을 예상하지 못하고 동일하게만 하면 헤드가 고쳐질 줄 알았다.
그리고 강력한 근거가 된 것은 어느 유튜브 채널의 한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서 실제로 모터를 거의 끝까지 분해해서 세척을 했더니 돌아가지 않던 헤드가 멀쩡하게 돌아갔던 것이다.
그렇다. 4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나도 꽤 진중하게 고민을 해본다고 해본 것이다. (사실 조금 자만한 마음이 없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모터 분해 과정
모터를 청소기 헤드에서 떼어내기 위해서는 사실상 헤드에 달린 거의 모든 볼트를 풀어주면 된다. 볼트는 별모양 8인치가 대부분인데 이 중에서 일부 십자 머리 모양의 볼트와 한 두개의 10인치 별모양 볼트가 있다.
볼트를 푸는 순서가 있긴 한데 사실 순서를 지키지 않더라도 계속 볼트를 풀어내면서 부품들을 분해하고 또다시 눈에 보이는 볼트들을 또 풀고 이것을 반복하면 된다.
왜냐하면 모터를 분해하는 마지막 볼트가 측면에 길게 있는데 이 볼트를 볼 수 있으려면 옆커버를 열어야 하고 옆커버를 열기위해선 바닥에 붙은 부품을 떼어내야 한다. 결국 헤드의 거의 모든 부품을 뜯어야 모터를 고정체결한 볼트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연결부에 있는 10인치 별모양 볼트는 예외이다. 이 부분은 주름관을 교체할 때 분해해야 하는데 모터 분해 시에는 풀 필요가 없다.
볼트의 대략적 위치가 궁금하다면 앞서 주름관을 직접 교체했던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위의 포스팅을 따라 분해를 차근차근 하면 아래 사진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아래와 같이 옆면 커버를 떼어내려면 고정된 피스 2개를 제거해야 한다.
먼저 다래 사진에서 좌측 끝에 볼트가 하나 있고,

아래 사진에서 전선 사이에 구멍이 하나보이는가? 그게 바로 옆면 커버를 고정하는 볼트 중 나머지 하나이다. 그리고 측면 중심에는 별모양 머리 볼트가 헤드 모터를 단단하게 고정하고 있다. 10인치 별모양 드라이버 또는 렌치로 풀어주면 된다. 참고로 볼트는 예상보다 꽤 길다.

저 10인치 별모양 볼트를 풀어내고 전원이 연결된 전선을 분리하면 모터 뭉치가 헤드에서 완전히 분해되어 나오게 된다.
자, 이제는 모터와 기어박스를 꺼낼 차례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다. 먼저 끝 부분에 틈을 벌려 마개 같은 부위를 연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상태로 하단의 하얀 기어뭉치, 위 쪽에 모터가 연결되어 있는 부품이 통째로 나오게 된다. 기어를 잃어버리지 않게 다 꺼낸다음,

상단의 모터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먼지가 틈새마다 엄청나게 껴있다. 청소기이다보니 작은 틈새를 비집고 먼지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가 없나보다.
전원 연결부의 단자를 핀셋과 일자드라이버를 활용해서 제거해주고.

모터의 상단도 어찌어찌 니퍼를 이용해서 뜯어냈다.
내부에도 먼지와 이물질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세척과 청소 그리고 재작동 시도

모터 브러쉬를 조심스럽게 꺼내 WD-40으로 세척해주었다.
기어박스 내의 기어에도 이물질이 많이 끼어있기 때문에 모두 세척해준다. 기어에는 나중에 구리스를 도포해줘야 한다.
기어박스는 분해할 때는 쉽게 빠지는 편이지만 다시 조립을 할 때에는 이가 맞게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다. 조금씩 돌려보면서 조심히 넣어야 된다.
모든 세척과 청소르 마치고 조심조심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을 한 뒤, 작동을 시켜보았으나…
증상이 전혀 변함이 없었다. 응? 돼야 하는데? 왜 안되지?
어쩔 수 없군. 다시 분해해서 하나하나 체크를 해보는 수 밖에…
기어박스 체크해보고,
모터도 체크해보고,
모터가 돌아가는지 체크해보았는데…
이런…
모터 자체가 돌아가질 않는다. 분명 전원이 연결되었을 때 움찔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그 이상은 돌지를 않는다. 아마도 베어링 쪽 축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품이 없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대충 부품들을 다시 재조립하고 수리장비 정리하고 주변에 덕지덕지 묻은 이물질을 정리하고…
시계를 보니 4시간이 지나 있었다.
켁! 무엇을 위한 4시간이었던 말인가…아까운 내 시간…
정리하며
시간이 아깝다. 아깝긴 한데 그래도 다이슨 청소기의 모터와 기어 구조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할 수 있게 된 아주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믿고 싶다. 기억박스와 모터 구조 알긴 알게 되었는데…그게 무슨 도움이 되려나;;;)
여튼! 이렇게 4시간의 걸친 나의 주말 휴식시간은 사라지고 다이슨 모터 내부에 대한 구조는 내 기억에 화석처럼 남았다.
앞으로 부품을 구하게 된다면 다시 도전하고 말리라!